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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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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백가점, 아니 차쿠의 아침(2) 날짜 2016.04.05 18:29
글쓴이 관리자 조회 374

“자, 나는 그럼 쉬어야겠네. 본당, 보좌! 좋은 시간들 가지시게.”

“예, 대리님 안녕히 주무십시오.”

찰나처럼, 기억하기 싫은 밤을 생각하던 직무대리가 먼저 자리를 피해준다. 본당과 보좌의 첫 밤을 방해하면 안 되지, 하며 빠져나가는 병약한 어깨선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두 신부늠 서있었다.

“최 신부 여기 차쿠, 처음은 아니지?”

“그럼요, 대건 신부가 오자고 해서 몇 번 왔었어요.”

“참 좋은 곳이야, 산수 좋고 사람 좋고.”

“무엇보다 조선이 가까워서 좋아요.”

“음, 아네! 만주를 자원한 목적을….”

“겨울에 압록강 물이 얼면… 그때를 보고 있어요.”

“나야… 못 잡고말고. 그리고… 함께 사는 동안 청소년들과 어린이들은 자네가 맡게. 연중행사나 상의하면 되고. 예비자 교리와 달에 한 번 환자노인들 봉성체도…. 무엇보다 우리 사이가 좋아야 되네. 우리가 안 좋으면 공동체 분위기도 그럴 거야. 복음을 전하라 했지만 우선을 내가 최 신부에게, 최 신부가 나에게 전해야 될걸?”

“네, 신부님.”

“물론 첫 대상은 자기 자신이겠지만 말야.”

“바로… 제가 그런 것 같아요. 특별히 저 같은 유형이….”

양업은 십자가의 종선을 머리부터 가슴까지 그으며 말하였다.

“저는 이 위 아래 관계가 안 되면….”

그러곤 왼 어깨에서 오른쪽으로 가로를 그었다.

“수평으로… 이웃관계는 전혀 안 되는 형예요.”

“그렇지, 먼저 하느님 관계가 좋아야지 이웃과도 좋지. 많은 말은 필요 없겠고 한마디로 서로… 위해주자고.”

“네, 스승 신부님.”

“스승은 무슨? 철학이랍시고 얼마 가르치지도 못했는데. 어때? 지난 두 달은 실습이었고 오늘 정식 선서했으니 포도주 한잔?”

“저야 감사하지요.”

본당과 보좌는 자축 분위기를 돋우었다.

“여기 차쿠 말이야, 최 신부 생각엔 어때? 여기에 조선 임시대표부 같은 걸 설치하는 거야, 평상시엔 조선으로 발령 난 선교사들 대기하고 비상시엔 아예 교구청을 이사하는 거지 뭐, 신학교도 세우고?”

“아니 신부님? 무슨 독심술 같은 것 하셨어요?” “왜?”

“제 말이요! 아까부터 그 생각이었거든요. 주제넘어 말을 못꺼내고 있었는데….”

“차쿠 주임이신 분이 그래 그래 주신다면 천주께 감사지요.”

“페레올 주교님이랑 본격적으로 상의해 보자고!”

“제 생각엔….”

“말해보게!”

“조선 주교님이 반대하실 이윤 없으시겠고, 만주교구장님 허락이 관건 같아요.”

“직무대리님? 하긴 잘못하다 관할이 조선에 넘어갈 수도 있으니. 그렇지만 천주교 좋은 게 뭔가, 이해가 없다는 것 아닌가? 세계가 하나이니…. 만주도 우리 전교회니 별문젠 없을 거야.”

“하긴 저도 들었어요.”

“뭘?”

“양관 본당에서 차쿠 분가할 때 두 신부님이 다투셨다면서요?”

“신부끼리 다투다니?”

“양관 신부님은 더 주려고, 신부님은 양관도 어려운데 못 받겠다고.”

“양관 신부님이 착한 거지.”

1849년 6월 21일, 첫 사목지의 밤이 깊어간다. 어쩐지 본당신부인 장 베르뇌 신부에게 조선의 체취가 물씬 풍겨왔다. 조선에 대한 관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금방이라도 자원한다면 사제 순번상 부주교나 장차 4대 교구장까지 바라보지 않겠나, 분심처럼 양업의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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