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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원(元)야고보(1729~1799)	날짜	2005.01.05 11:04
글쓴이	관리자	조회	369
원 야고보는 충청도 홍주 지방의 응정리라는 고을에 살던 부유한 양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1793년(정조 16년) 1월(양력)에 순교한 원시장 베드로가 그의 사촌 동생으로 그들은 50대 후반에 함께 천주교에 입교한 후, 그 때부터 집안 식구들에게 천주교를 가르치며 열심히 교리의 본분을 지켜나갔다. 그리하여 2년쯤 뒤에는 집안 전체가 천주교인이 되었다. 동생인 베드로는 성질이 사나웠던 반면에 야고보는 어질고 강직하며 활달한 성격을 갖고 있었다. 이처럼 훌륭한 바탕을 가진 그는 입교하자마자 온갖 덕행을 행하기에 열심이었다. 우선 적지 않은 자기의 재산을 내어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데 썼으며, 한편으로는 예전의 식탐죄(食貪罪)를 보속하기 위하여 금요일마다 금식을 하였다. 또한 외교인들에게 천주교를 전파하겠다는 열성으로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신앙을 가르치기에 힘썼다. 그는 이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주일과 축일에는 많은 음식을 장만하고 여러 사람들을 청하여 대접하기도 하였다. 사람들이 모이면 그는 "오늘은 주님의 날이니 거룩한 기쁨으로 이 날을 지내야 하고, 또 천주께서 우리에게 주신 재산을 나누어 가짐으로써 그 분의 은혜에 감사해야 합니다."하고 설명앟여 천주교의 교리를 전파하는 기회로 삼았다. 이러한 열성적인 신앙 생활로 인해 야고보의 명성이 점점 퍼져나가 관아에서도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관장은 그 즉시 천주교인인 야고보를 잡아오라고 포졸들을 보냈다. 그러나 그가 포졸들이 오기 전에 숨어버렸으므로 대신 사촌인 베드로가 체포당하여 형벌을 받고 순교하게 되었다. 사촌의 순교소식을 듣자 그는 그 사촌과 함께 순교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내가 천주교를 공공연하게 실천하면 사또가 그 소문을 듣고 나를 잡아오라고 할 것이다."라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외교인들이 보는 앞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신앙 생활을 행하였다. 이러한 행동이 여러 해 동안 계속되었으므로 포졸들도 그 사정을 알고, 어느 때는 거러한 그를 보기까지 하였으나 상관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주문모 신부가 조선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은 야고보는 곧 신부를 만나러 가서 성사 받기를 희망하였다. 그러나 신부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 "교회에서는 여자 둘을 데리고 사는 사람을 배척하니 다시 내 앞에 나타나지도 말라."고 책망하였다. 그는 이러한 말을 듣자 사흘동안 밤낮으로 음식도 먹지 않고 울며 탄식하였다. 사람들이 그의 이러한 상태를 신부에게 가서 이야기하니, 신부는 그를 불러서 "집에 돌아가면 즉시 첩을 쫓아보내겠는가? 그대가 이 약속을 분명히 하면 그대에게 성사를 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다시는 그대를 보지도 않겠다."라고 강경하게 말하였다. 야고보는 "사실 저는 첩을 갖는 일을 천주교에서 금한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이제 그것을 알게 되었으니, 돌아가는 즉시 첩을 쫓아보내기로 약속하겠습니다."하고 확실히 대답함으로써 성사를 받을 수 있었다. 성사를 받고 집에 돌아간 그는 첩에게 "천주교인은 첩을 둘 수가 없고 또 첩도 될 수 없다."는 교리를 설명한 후 그녀를 내보냈다. 당시 야고보에게는 박취득(라우렌시오), 정 베드로, 방 프란치스꼬 등의 세 친구가 있었는데, 이들은 모두 열성적으로 순교하고자 하여 체포될 경우 서로 밀고하자고 약속하였다 한다. 그러나 그들은 거의 같은 시기에 각기 다른 곳에서 체포되어 모두 신앙을 증거하고 순교하게 되었다. 야고보는 1798(정조 22년)에 덕산의 포졸들에게 체포되었다. 이때 그는 한달 이상을 신문을 받지 않고 있었는데, 그것을 포졸들의 탓이라고 생각한 그는 자신을 관장에게 출두시키든지 석방하든지 하라고 포졸들을 독촉하였다. 마침내 관장 앞에 끌려가게 된 그는 "네가 천주교를 믿는다는 말이 참말이냐? 그렇다면 배교하고 동료들을 밀고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에 그는 "저와 같이 천주를 섬기고 그 분을 위하여 목숨을 바칠 사람이 세 명 있습니다."하고 대답하였다. 야고보는 박취득 라우렌시오와 정 베드로와 방 프란치스꼬가 순교를 위하여 서로를 고발하자고 하였던 약속에 따라 그렇게 말하였던 것이다. 관장이 보다 분명한 사실을 알기 위하여 주리르 틀고 매질을 하는 등 여러 가지 형벌을 가하게 하였으나 그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그 후 그는 홍주의 진영으로 이송되어 여러 차례 천주교의 진리를 설명하고 무서운 고문을 당한 다음, 다시 덕산으로 이송되어 다리가 부러질 정도의 형벌을 받아야만 하였다. 마침내 감사는 이 사실을 알고 야고보를 충청도에 병사(兵使)가 있는 청주로 압송하라고 명령하였다. 야고보가 청주로 떠나는 날 그의 가족들과 친구들이 울면서 따라왔다. 그는 그들을 보고는 "천주를 섬기고 영혼을 구하고자 할 때는 인간 본래의 정을 생각지 말아야 하오. 모든 고통을 참아냄으로써 우리는 천주와 동정 마리아 곁에서 기쁘게 만날 수가 있소. 그대들이 여기 있으면 내 마음이 흔들려 원하는 바를 이루는 데 해가 되니, 제발 이성을 찾아 다시는 나타나지 말아 주오."하고 설명한 다음 그들을 돌려보냈다. 전에 그의 첩이었던 여자도 사람을 보내어 마지막으로 만나보기를 청하였지만, 그는 "왜 나의 대사를 그르치게 하려는가"하고 강력하게 거절하였다. 청주에 이르자마자 야고보는 신문을 받게 되었다. 감사가 그를 살려주겠다고 약속하며 배교시키려 하였으나, 야고보는 "저는 9년째나 천주를 위하여 순교하기를 원샛습니다."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감사는 화가 나서 그에게 아주 혹독한 형벌을 가하게 하였다. 이러한 형벌은 거의 한달 동안 계속되어 그는 태장(苔杖), 주장(朱杖), 곤장(棍杖), 주뢰형(周牢刑)등 온갖 종류의 형벌을 받아야만 하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야고보는 혹심한 형벌로 인해 순교하였는데, 이때가 1799년 3월 13일(음력)으로 그의 나이는 70세였다. 그가 죽은 후 이상한 광채가 그의 몸을 둘러싸고 있었는데, 이를 본 냉담자 가족들이 회개하여 천주교에 입교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