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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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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유박해 때 동정녀들의 취회(여교우공동체) 활동-5 날짜 2005.10.24 11:36
글쓴이 관리자 조회 548
(10) 동정녀 심 바르바라

지금까지 우리는 유학을 전 생활이념으로 하는 조선사회 안에서 천주교에 입교한 부녀자들이 천주교의 동정관을 받아들여서 실천했던 정신기반이나 당시의 사회적 배경, 그리고 신유 대박해 이전에 교회안에서 형성되어 활동했던 공동체의 인적 구성의 성격과 그들의 순교사실들을 살펴보았다.
다음은 이 동정녀들의 공동체가 당시의 사회상황에 끼친 파문이나 영향을 고찰해 보면서 동정녀들의 취회활동의 실상을 당시의 박해와 관련시켜 파악해 보기로 하겠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수정생활을 하면서 활약했던 동정녀들은 대부분이 1801년 신유박해 때 체포되어 모진 혹형을 당하거나, 정법으로 참수형을 받거나, 아니면 유배형에 처해졌다. 특히 유배형은 당시의 동정녀나 양반 부녀자에게는 죽음보다도 훨씬 모욕적이고 어려운 형벌이었다.
이러한 동정녀들이 받은 죄목은 거의가 같은 것인데 여기에서는 몇 가지를 간추려서 하나 하나 구체적으로 검토해 보겠다.
(1) 이가상경(離家上京) : 본가를 떠나 가출하여 서울로 가는 것
(2) 고혹사학(蠱惑邪學) : 천주학에 깊이 빠지는 것
(3) 무혼(無婚) : 결혼하지 않는 것
(4) 가칭과녀(假稱寡女) : 결혼하지 않은 처녀로서 거짓으로 과부라 하는 것
(5) 취회각처남녀(聚會各處男女) : 각처의 남녀가 함께 모여서 집회하는 것
(6) 내방취회남녀(內房聚會男女) : 남녀가 안방에 모여 동석하는 집회를 갖는 것
(7) 유리구로(流離懼路) : 네거리로 뛰쳐나와 이집저집 떠돌아다니는 것
(8) 수사호(受邪號) : 세례를 받은 뒤 천주교회의 성인성녀의 이름을 따서 본명을 가지는 것
(9) 수세어주가(受洗於周歌) : 외국인인 주문모 신부에게서 영세를 받은 것
(10) 혹세무민(惑世誣民) : 사람들을 나쁜 길로 인도하는 것
(11) 강사광유각처우민(講邪狂誘各處愚民) : 어리석은 백성에게 각처에서 천주학을 강론하여 미친 짓으로
유혹하는 것

등이 동정녀들에 붙여진 죄목이었다. 이러한 죄목들은 한 마디로 그녀들이 유교윤리에 상반되고 그 기강을 파괴하는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그녀들은 당시의 처녀, 더욱이 양반 부녀자들로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행동을 함으로써 당시 조선 사회의 근간을 이루었던 유교윤리와 그 질서를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던 것이다. 일례로 동정녀들 가운데서 가장 대표적인 인물인 윤점혜희 문초기록에는 그녀를 사형시키는 죄목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즉 "결혼을 하지 않은 처녀로서 집을 뛰처나와 스스로 머리를 올리고 과부라고 칭하면서 허씨의 아내라고 거짓으로 과장하였고, 집에서 도망쳐 나와 거리를 돌아다니고 다른 사람의 집에 머물면서 처녀도 아니고 과부도 아닌 생활을 하는 등 '상풍패속'하는 일을 하였다고 단죄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당시에는 수정녀들의 '무혼행위'를 가장 큰 죄로 취급하였다.
왜냐하면 유교사회에 있어서 '혼인'이란 바로 봉제사의 의무를 지는 효의 실천에 근본이 되는 것으로 '무혼'은 바로 그러한 유학적 효도를 거부하는 것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조선사회에서 여성이 결혼을 거부한다는 것은 남성우위의 양반사회에서 가부장제도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가 되었다.
요컨대 여성들이 동정을 지키고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당시 양반사회의 인습인 남존여비, 여필종부의 정신과 일부종사, 삼종지도 및 칠거지악 등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제도에 직접적으로 반기를 드는 행위였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동정녀가 된다는 것은 그와 같은 사회적 계약에서 벗어나 여성들이 자유롭게 해방된다는 사실을 의미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볼 때, 당시의 동정녀들은 "묘소한 여자로서 새로운 가치관으로 무장하여 유교사회가 씌운 대륜의 굴레에서 벗어나 거리로 뛰쳐나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마음대로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당시의 양반 관료들이나 유생들은 그러한 행위를 패륜이라 규정짓고 유교 윤리의 근간을 뒤흔드는 패속의 행위로 단죄하였다.
그러나 다른 시가에서 보면 동정녀들의 그러한 생동은 한국 여성사에 있어서 새로운 가치관이 등장을 보여주는 것이며, 또한 남녀평등을 지향하는 여성해방운동의 시발점으로 보아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수정자들의 취회활동, 즉 공동체 형서은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적 의의를 충분히 갖는 것이나, 그렇다고 하여 그러한 공동체가 구복적인 기도난 하고 교회 내의 활동에만 치우쳐서 운영되었다면 그렇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활동은 결과적으로 평등사상의 실현을 자극하여 각 사회계층에 끼친 영향과 파문이 대단하였다.
따라서 한국여섯ㅇ사의 입장에서 볼 때 앞에서 말한 여성활동은 그것이 여성근대화 운동이나 새로운 가치관의 발전이라는 의식을 표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그러면 그녀들의 사회적 활동이 어떤 것이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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