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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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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는 진짜로 아버지를 사랑하는가? 날짜 2007.03.21 11:31
글쓴이 관리자 조회 1222








나는 진찌로 아버지를 사랑하는가?


배하정 신부 / 사북 주임


   되찾은 아들의 비유는 하느님과 자녀들과의 관계를 웅변적으로 보여 주는 하나의 구속사적 기록입니다. 또한 긴 방황을 통해서야 비로소 자신의 참 위치를 깨닫게 되는 인간의 연약함과 어리석음을 보여 주는 하나의 노래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그들이 요구하는 것과 그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 속에서 느끼는 그리스도인들의 고민들을 볼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그러한 가운데에서 하느님과의 관계를 어떻게 새롭게 해야 하는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되찾은 아들의 비유 말씀 속에서 큰 아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어 봅니다.

  "그가 아버지에게 대답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여러 해 동안 종처럼 아버지를 섬기며 아버지의 명을 한 번도 어기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저에게 아버지는 친구들과 즐기라고 염소 한 마리 주신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창녀들과 어울려 아버지의 가산을 들어먹은 저 아들이 오니까, 살진 송아지를 잡아 주시는군요.'"(루카 15, 29-30)

  큰 아들은 아버지 곁에서 종처럼 일을 했기에 보상을 바라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해주지 않았기에 되찾은 아들에게도 해주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작은 아들이 자신에게 돌아올 재산을 다 탕진 했기에 큰 아들은 자신에게 돌아올 몫의 재산을 빼앗기지는 않을까 두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형은 자신의 아우가 돌아왔지만 자신의 동생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고 '창녀들과 어울려 아버지의 가산을 들어먹은 저 아들이 오니까'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동생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작은 아들이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하던 아버지의 모습과는 참으로 반대됩니다. 과연 사랑이 있어서 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것인지 아님 재산을 보고 살았던 것인지 궁금합니다.


  원주 다녀오던 날이었습니다. 그날 미사와 예비자 교리가 있었습니다. 미사 봉헌하고 예비자 교리 한 후에 날도 춥고 몸도 피곤해서 기도하는 것이 귀찮아졌습니다. 그래서 십자가의 길도 빨리 하고, 묵주 기도도 빨리 했습니다. 그전에도 '날이 몹시 추우니까, 교리에 미사 또 사람들도 많이 만나서 피곤하니까. 오늘 하루는 주님 위해 많이 봉헌했는데' 이렇게 대충 이유를 붙여 육신의 편안함과 안락함과 쉼이라는 보상을 바랐습니다. 이런 제 모습이 보상을 바랐던 큰 아들과 뭐가 다를까 생각해봅니다. 육신의 편안함 때문에 주님과의 약속을 타협하는 모습이 큰아들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육신에 대한 사랑보다 아버지께 대한 사랑이 더 컸다면 그렇게는 하지 않았을 텐데요. 재산을 빼앗길까봐 걱정하는 아들처럼 지금 누리는 것을 잃을까봐 빼앗길까봐 겁내하며 살았던 삶이었습니다. 좀 더 깊은 사랑으로 좀 더 큰 사랑으로 기다리시는 아버지를 열심히 따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대데레사 성녀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그 무엇에도 너 마음 설레지 말라. 그 무엇도 너 무서워하지 말라. 모든 것은 지나가고 님만이 가시지 않나니 인내함으로 모두를 얻느니라. 님을 모시는 이 아쉬울 것 없나니 님 하나시면 흐뭇할 따름이니라." 이것저것 계산하지 말고, 보상을 바라지도 말고 온전한 마음으로 목이 빠져라 기다리시는 아버지 품에 안길 그날까지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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