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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이야기
우리들의 이야기
제목 어떤고백성사 날짜 2002.12.30 15:29
글쓴이 나 아녜스 조회 485










        한참 고백 성사를 주고 있는데
        어느 분이 들어오시더니
        얼굴이 안 보이게 쳐 놓은 커튼을 들치고
        내 수단(신부님들 옷) 밑자락으로 손을 집어넣고는
        발을 더듬어 위로 올라오는 것이었다.

        순간 당황한 내가 "왜 그러세요?"
        하고 묻자 발을 툭툭 치면서,
        "신부님 드리려고 이것 사왔어요"
        하며 조그맣게 포장한 물건을 디미는 것이었다.

        포장지를 펼쳐 보니
        그 안에는 예쁜 꽃 손수건이 한 장 들어있었다.

        "할머니, 이거 웬 손수건이에요?"
        "음, 이따가 미사 끝나고 드리면 다른 신자들이
        노인네가 주책없이 신부님께 뭘 드린다고 흉볼까봐
        지금 몰래 드리는 건데,

        그 손수건 오늘 아침 일찍 내가 장에 나가서 사 왔어.
        왜냐하면 나이 많은 사람이
        젊은 사람한테 예쁜 꽃 손수건을 선물하면
        그걸 받은 젊은 사람이 아주 오래오래 산다고 해서 말야.
        그래서 신부님 드리려고......"

        갑자기 코끝이 싸해졌다.
        "고마워요, 할머니. 그럼 성사 보세요.
        잘못한 것 없으세요?"

        "잘못? 잘못은 무슨 놈의 잘못이야.
        그저 사는 게 다 죄지. 그냥 알아서 해 주셔"

        아무런 잘못도 없다는 90세가 다 되신
        할머니가 사다 주신 꽃 손수건.
        누구나 쉽게 받을 수 없는 귀한 선물이기에
        그 할머니의 말씀대로 나는 오래 살 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살아가는 동안
        할머니의 고마운 마음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 이상각 신부님의 글-



.....


오늘도 감사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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